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17년 신년사에서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혈통과 같은 구호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주민들이 무슨 이유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 이르는 수십 년 동안 백두의 혈통, 백두의 혁명정신이 체제의 근간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 백두의 혈통과 혁명전통이라는 문구가 빠진 것은 기이한 일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3일 “해마다 년 초에는 전국에서 신년사 학습이 진행된다”면서 “올해도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과 학교들에서 신년사 학습이 시작됐는데 그 내용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기관별 신년사 학습이 거듭되면서 신년사의 주요 내용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면서 “2017년 신년사에서 백두의 혈통, 혁명전통과 관련된 문구가 단 한 개도 들어가지 않은데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작년까지만 해도 백두의 넋, 백두산 혁명 강군, 백두산대국 등 주체정신과 혁명위업의 계승을 강조했다”면서 “하지만 당연히 사용해 왔던 백두의 혈통과 백두의 칼바람이라는 문구마저 빠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년사가 나오기 전 주민들속에서 ‘백두의 칼바람은 이미 나왔으니 2017년에는 분명히 ‘백두의 도끼바람’ 아니면 ‘백두의 망치바람’이 나올 것‘이라는 우스갯말도 있었다”며 “이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면서 백두혈통이란 말이 퇴색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혹도 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신년사는 언제나 백두산과 결부시켜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교양해 왔다”면서 “올해에는 그런 내용이 다 빠져서 신년사 학습에서 강조해야 할 중심사상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 선전부문 일꾼들도 이번 신년사에 백두혈통에 관한 언급이 빠진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당황해 하고 있다”며 “또 어떤 형태의 구호를 만들어 바람을 일으킬지 걱정하던 주민들이 명확한 노선 제시가 없는 신년사학습에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역대 수십 년간의 신년사와 공동사설을 통 털어도 전통과 계승을 피력하지 않은 신년사는 아직 없었다”면서 “올해 신년사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주의 당을 강조하면서도 계승이나 전통이라는 세습에 관한 문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2017년 신년사에서 백두의 혁명전통과 계승에 관한 언급을 배제한 것은 김정은이 세습에 의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벗으려는 작업인지 아니면 자신의 생모 고용희의 출신을 의식해서 일부러 뺀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