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리들 “북-버마 핵 협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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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버마의 핵개발을 은폐하기 위한 터널 구축을 지원했다는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북한과 버마 간 군사협력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의 로버트 윌러드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4일 북한과 버마가 핵개발에 협력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두 나라의 구체적인 핵 협력 사례는 알지 못하지만 불투명한 정권인 북한과 버마 간의 유대 관계에 분명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윌러드 사령관은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버마 간의 핵 확산도 우려 대상에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So our concern...is proliferation concern that would occur between North Korea and any other nation-state, Burma included.)

미국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대변인도 이날 버마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미국은 북한과 버마 사이 늘어나는 군사 협력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AFP 통신에 밝혔습니다.

앞서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방송은 노르웨이에 소재한 망명 버마방송국인 ‘버마민주화소리(DVB)'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버마 군사정권이 핵개발에 착수했으며 북한이 이를 은폐하기 위한 터널 구축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제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버마민주화소리’는 최근 버마에서 망명한 전직 장교에게서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문서와 사진 등 기밀 자료를 입수한 후 이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와 알-자지라 방송 등 일부 언론사에 제공했습니다.

이 전직 장교는 알-자지라 방송이 4일 방영한 ‘버마의 군사적 야욕’이라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버마 군사 정권은 로켓과 핵탄두를 원하며 그것이 그들의 주된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Sai Thein Win: They really want to build a bomb, that's their main objective. They want to have rockets and nuclear warheads.

‘버마민주화소리’는 북한이 전문 기술을 제공해 축구장 2개 크기에 이르는 거대한 터널을 비밀 무기와 장비 저장용으로 건설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사진과 망명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5일부터 버마를 방문할 예정이던 미국의 짐 웹 상원의원도 3일 버마 방문을 취소하겠다고 밝히면서 “버마 정부가 핵개발을 위해 북한과 협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도 3일과 4일 정례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버마 간에 핵 협력에 관한 의혹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 같은 의혹이 미국의 지속적인 우려 대상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