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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블레어 국장은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2일 연방 상원에 제출한 국가정보국(DNI)의 ‘2010년 연례 안보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비록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생산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를 포함한 16개 정보기관의 수장인 블레어 국장은 “북한이 2차례 핵 장치(nuclear devices)를 실험했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블레어 국장은 이를 통해 “김정일이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원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weapons state)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레어 국장은 특히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당시 폭발력이 대략 TNT 수(a few) 킬로 톤에 해당했다”며 “2006년 1차 핵실험에 비해 더 성공적(more successful)”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의 경우 폭발력이 TNT 1 킬로 톤보다 낮아 부분적인 실패(partial failure)”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레어 국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한의 핵 보유가 외부 세력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과 재래식 무기 경쟁에서 뒤처진 데 따른, 체제유지를 위한 억지력 확보 차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남북한 간 재래식 무기 격차가 너무 크고 이를 뒤집기란 너무 요원해 북한 정권이 외부 공격에서 체제와 정권을 지키기 위해 핵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블레어 국장은 구체적으로, 북한 인민군이 “낡은 무기류와 저 성능의 군 전투 체계, 악화 중인 병사들의 신체 상태, 감소된 훈련, 그리고 사회기반시설 지원을 위한 차출 증가 등에 따라 전투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융통성 없는 지도부와 부패, 낮은 사기, 구식 무기, 약한 보급 체계, 지휘 통제 체계를 둘러싼 문제 등도 북한 인민군의 전투 능력과 준비 태세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레어 국장은 이처럼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에 뒤진 점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주요 요인으로 들면서 “김(정일)과 그의 후계자들이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블레어 국장은 또 북한의 2009년 4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와 2009년 5월 2차 핵실험 그리고 사용후 핵 연료 재처리 등이 이처럼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협상장으로 복귀하는 조건을 재설정하기 위한 의도에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더 나아가 “북한이 현 시점에서 대화를 추구하는 의도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협상 능력을 더 강화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블레어 국장은 중국이 올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제 2위 경제대국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블레어 국장은 미국 정보기관이 경제 전망과 관련한 정보 수집을 강화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