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 핵폐기 천명해야 6자회담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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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통상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 최강 미주연구부장 (RFA PHOTO/ 양성원)

MC: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명확한 핵폐기 의지 천명이 필요하다고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한국의 외교 관리가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5월 3일부터 이틀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렸던 제4차 서울-워싱턴 포럼에 참석했던 한국 외교통상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의 최강 박사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회견에서 미국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한국 군함인 천안함의 침몰 원인 규명과 함께 북한의 명확한 핵폐기 의지 천명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포럼 기간에 미국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를 두루 접촉한 최 박사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위원장이 원론적인 비핵화 의지와 함께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은 북한이 단순히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만으론 6자회담 재개에 미흡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강: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 이전에 분명히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조치를 하거나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거나 9.19 공동성명의 구체적인 사항을 이행하겠다는 등의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이상은 미국으로서도 단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발언 때문에 6자회담을 재개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입장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써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입장과 함께 천안함 사건에 대한 경위 조사가 전제돼야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 외교안보연구원에서 미주연구부장 직을 맡고 있는 최 박사는 현재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정책을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정부와의 협의와 조율 과정을 먼저 거친 후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면서 과거 미국 부시 행정부 말기와 같이 성과를 위해 북한과의 회담을 서두르는 감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 박사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북중 간 경제협력이 늘어날 것은 확실하며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관련국들의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 박사는 또 천안함 침몰과 북한이 관련이 있다고 밝혀진다 해도 중국이 대북압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강: 중국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경제협력을 해야 한다며 북한을 압박하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할 것입니다. 현재 상하이 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는 중국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고 국제적 대북 압력을 오히려 무마하려고 할 것입니다.

최 박사는 앞으로 천안함 침몰과 북한의 연관성을 명확히 밝히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를 회부하는 데 있어 북한의 개입 증거가 충분치 않을 가능성이 크고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압박 협조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5일 천안함 관련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의 6자회담 관련 대응방안을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의 행동은 과거 6자회담 진행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천안함 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며 미국은 한국 정부의 조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