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북 경수로 건설 여부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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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외교통상부는 북한의 경수로 건설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도 ‘공은 북측에 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영변에 있는 핵 시설에서 실험용 경수로를 짓고 있는지와 관련해 남한의 외교통상부는 “구체적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15일 말했습니다.

경수로의 연료는 우라늄 농축을 통해 얻을 수 있고 고농축 우라늄(HEU)은 핵무기를 만드는 데 쓰입니다.

핵 전문가인 미국의 헥커 박사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발전 용량 25~30메가와트의 실험용 경수로 1기를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북한을 방문했을 때 전해 들었다고 13일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제 막 경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완성에는 수년이 걸릴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영변에서는 굴착 공사가 이뤄진 걸로 알려졌지만, 이 같은 정황만 갖고는 북한이 경수로를 짓고 있다고 확신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남한 당국의 생각입니다.

외교통상부의 김영선 대변인은 헥커 박사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이 실제 경수로 건설과 관련해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선

: 다만, 관련 동향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예의주시하고 있고 관련국들과도 정보 교류를 하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경수로 발전소를 짓기로 했다’면서 ‘첫 공정으로 핵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지체 없이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수로의 연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라늄을 농축해야 합니다. 북한은 기존 흑연로를 이용한 플루토늄 추출 외에도 경수로 건설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남한의 정부 당국자는 추정했습니다.

외교통상부의 김영선 대변인은 “만약 경수로 개발 움직임이 있다면, 이는 6자회담 관련국이나 국제사회의 기대와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9.19 공동성명에서 모든 핵무기와 핵 관련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영선

: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해서 북한과의 관계 발전은 한마디로 공은 북한에 가 있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8월 중국 방문 당시 “중국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시일 안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취할 행동으로는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의 재개와 강제 추방했던 사찰단의 복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