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라늄을 농축한 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주장한 가운데,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미국 내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한에 지원하는 인도적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도적 지원 단체인 월드비전의 빅터 슈 북한담당 국장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지난 일주일간 북한을 방문해 만족스러운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8일 밤늦게 미국으로 돌아온 슈 국장은 월드비전 대표단이 방북 기간에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던 조미민간교류협회 소속 관료들을 만나 사업 계획을 논의하고, 평안남도 안주와 개천, 황해북도 도치리와 치봉리를 각각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얼마 전 북한에 도착한 국수와 콩 등 지원 물자가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슈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월드비전은 현재 안주와 개천에 라면 공장과 두유를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도치리에 태양열 발전기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내년도 대북 사업의 하나로 치봉리에 이동식 식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북한 측과 오랫동안 논의해 왔습니다.
빅터 슈: My visit is chiefly related to our humanitarian aid and whatever we are discussing with North Korea has not been finalized...(더빙) 이번 방문은 주로 월드비전의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사업과 관련한 것입니다. 북한 측과 여러 가지를 논의했지만 (치봉리를 포함한) 신규 사업이 최종적으로 승인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관련 논의에 전혀 진전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슈 국장은 구체적인 진전 사항은 밝히지 않은 채 논의는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며, 여러 지원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대북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슈 국장은 이번 방북 기간에 미국의 식량 지원에 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사안은 미국의 비정부 단체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일부에서 월드비전이 미국 정부가 북한에 식량지원을 재개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빅터 슈: This is something strictly between the two governments. This is not between NGO and DPRK government...(더빙)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 정부와 북한 정부 간 문제입니다. (미국 내) 민간단체와 북한 정부 간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비밀리에 추진되는 사업은 전혀 없습니다.
앞서 최일 조미민간교류협회 부회장을 포함한 북한 관계자 4명은 월드비전의 초청으로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월드비전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민간단체인 ‘오퍼레이션 USA’를 직접 방문해,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둘러봤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북한 관계자들이 미국의 식량지원을 재개하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 3월 식량배급을 감시하는 활동을 하던 미국의 민간단체 요원들을 추방했고, 그 결과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은 중단됐습니다.
최근 유엔의 식량농업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600만 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외부에서 170만 톤 이상을 지원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