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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전격적인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 냉정한 대북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딕 루거(공화, 인디애나) 미국 상원의원은 22일 성명을 통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가 전혀 놀랄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루거 의원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능력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루거 의원은 나아가 오바마 행정부가 당장 북한과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 지도자들이 헤커 박사 일행에게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배경에 오바마 행정부를 논의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루거 의원은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핵확산방지조약에서 탈퇴하고 국제 사찰단의 사찰을 거부함으로써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개발 지원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면서 결국 김 위원장의 아들이 이 유산을 물려받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민주당 소속의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도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 가능한 우라늄 농축 시설을 비밀리에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곧바로 성명을 통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리 위원장은 휴일인 21일 오전 일찍 미 의회 내에서 가장 먼저 나온 이 성명에서 이번 사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다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회담 참가국 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줬다고 밝혔습니다.
케리 위원장은 하지만 6자회담을 통한 대화 재개 노력과 동시에 대북 제재가 제대로 작동중인지 점검해봐야 한다며 대화와 재제를 병행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따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현 대북 제재가 과연 효과적인지 유엔이 즉시 재점검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대북 접근법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안보와 평화 그리고 개발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 때만 북한의 핵무기를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차기 미국 의회의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유력한 일레나 로스-레티넌 의원은 아예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다가서기 정책이 명백히 실패로 끝났다면서 대화 대신 전면적인 대북 강경책을 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당로스-레티넌 의원은 21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앞으로 취해야 할 대북 강경책 중 첫번째 조치가 북한에 대한 테러 지원국 재지정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의 현대식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로 미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시간을 벌면서 은밀히 핵무기를 개발해온 북한 정권의 진정한 의도가 다시 한번 확실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의회 관계자는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 2년이 지나가는 데도 아직 제대로 된 대북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전해 앞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미 의회 내에서 커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만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과연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다”며 전략적 인내로 알려진 미국의 대북 정책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