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프리카 외교전선 ‘발등의 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왼쪽 첫번째)이 지난 5월 적도기니공화국 대통령궁전에서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대통령과 회담하는 모습.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왼쪽 첫번째)이 지난 5월 적도기니공화국 대통령궁전에서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대통령과 회담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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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북한 고위 간부들이 최근 소원해진 아프리카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해 잇달아 현지 방문에 나서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의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중국을 거쳐 아프리카 순방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앙골라 인민해방운동 제7차대회에 참가하고 아프리카 나라들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11일, 리 부위원장이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우간다와 앙골라, 적도 기니, 그리고 민주 콩고 가운데 몇 곳을 들러 현지 정부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으로 아프리카 내 몇몇 우방국이 북한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자 북한 외교당국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관측입니다.

실제로 북한과 40년 넘게 우호관계를 유지한 앙골라는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우간다는 10년 가까이 자국의 경찰 및 군사훈련을 맡겼던 북한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지난 10일 알제리와 새로 계약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 있었던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도 북한을 초조하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한때 또는 지금까지도 북한과 친분을 갖고 있는 에티오피아와 케냐, 그리고 우간다를 방문해 협력관계를 다졌고, 실제로 이때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군사적 관계를 끊겠다는 약속까지 했습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입니다.

김진무 위원 : 그러니까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북한과의 관계의 핵심 중의 핵심인 우간다를 찾아가서 북한과 우간다 간의 관계를 끊었다는 것은 앞으로 북한의 남아 있는 해외 네트워크가 차츰차츰 붕괴되면서 북한의 고립이 심화될거라 생각합니다.(YTN)

이집트 일간지 데일리 뉴스는 지난 달 21일, ‘북한이 아프리카 나라들과의 동맹관계를 잃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핵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적 대북제재와 한국의 외교활동으로 인해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매체는 경제적으로 북한에 비해 훨씬 발전된 한국이 자국에 더 많은 도움을 줄거란 기대감에 일부 동맹국가들이 북한을 등지고 있지만, 짐바브웨 같은 나라는 지난 2013년 북한에 우라늄을 수출하는 대신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며 수십년간 지속돼온 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긴 힘들거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외교 소식통은 지난 5일 북한 외무성 대표단 단장인 신홍철 부상이 아프리카를 방문해 앙골라 대외관계성 국무비서를 직접 만나 회담을 갖고, 바로 다음 날에는 콩고를 방문해 콩고의 외무협조상과 담화를 갖는가 하면 얼마 되지 않아 리수용 부위원장이 또다시 아프리카를 찾는 것은 점차 소원해지고 있는 아프리카 우방국들을 다독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