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우루과이를 방문하려다 비자, 즉 입증 사증 발급이 거부된 페루 주재 북한 대사가 결국 외교관이 아닌 노동당원 신분으로 방문할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우루과이에 비자를 신청했다 거절된 김학철 페루 주재 대사가 ‘대사’ 신분이 아닌 ‘노동당원’ 신분(as a member of the North Korean labor party and not as ambassador)으로 오는 6월 방문할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지 엘 파이스(El País)가 8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달 우루과이 중도좌파 정당연합체인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는 하비에르 미란다(Javier Miranda)의 의장직 취임 축하 인사차 김 대사에게 방문 요청을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북한은 우루과이에 비자를 신청했지만, 우루과이 외교부가 “김 대사의 우루과이 방문이 시기적으로 적절치(absolutely inopportune) 않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신문은 프렌테 암플리오 당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로돌프 닌 노보아 우루과이 외교장관이 김 대사의 비자를 거부한 이후,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과 하비에르 미란다 의장이 직접 만났다”며 “두 사람은 김 대사 비자 거부 건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신문은 외교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김 대사의 ‘대사직’(the rank of ambassador)은 페루에서만 유효하기(valid) 때문에 우루과이 방문을 하게 되더라도 대사 신분으로는 방문하지 않고 노동당원 신분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 당국자는 바스케스 대통령이 닌 노보아 외교장관에게 김 대사의 비자를 거부할 필요가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사의 비자 거부 당시 닌 노보아 우루과이 외교장관은 구체적인 거부 이유로 “오는 5월 우루과이가 유엔 안보리의 의장국이 될 수도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시점이 적절치 않아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인권이사회가 북한의 핵 실험과 인권 문제로 비난하는 분위기 속에 방문을 승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재 김 대사가 비자가 거부됐는데도 끝까지 우루과이 방문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개인적인 것인지, 북한의 국가차원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페루 주재 한국 대사관과 우루과이 주재 한국 대사관은 전자우편을 통해 “이번 사안의 특성상 이번 건과 관련한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페루 주재 북한 대사관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화와 전자우편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김 대사는 지난 달 이례적으로 현지 라디오 방송인 ‘에스펙타도르’에 출연해 비자 거부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김학철: 부인과 우루과이를 방문해 친선을 도모하고 싶습니다. 또한 북한은 우루과이 국민들에게 연대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두 나라는 이 때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싸운 적도 없었고, 이데올로기적 분쟁도 겪은 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