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변 북한 측 철조망 더 길어지고 높아져

평안북도 삭주군 정수리, 압록강 변에서 촬영한 북한 측 철조망의 모습. 철조망은 해마다 확장되고 있다.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평안북도 삭주군 정수리, 압록강 변에서 촬영한 북한 측 철조망의 모습. 철조망은 해마다 확장되고 있다.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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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민의 탈북과 밀수 방지를 위해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 지역에 철조망을 설치했었죠. 최근 압록강변에 설치된 철조망을 확인해 보니 규모와 높이가 상당했습니다. 탈북이나 밀수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7월,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정수리에서 촬영한 북중 국경지방의 철조망 모습입니다.

압록강 변에서 투망 선을 띄우는 남성과 비교하니 철조망의 높이와 크기가 상당합니다.

웬만해서는 철조망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철조망을 옆을 지나는 북한 여성의 모습입니다. 자전거에 올라탄 여성보다 철조망의 높이는 훨씬 높습니다.

지난 7월부터 8월 초까지 북중 국경지방을 직접 찾았던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밀수와 탈북 방지를 위해 설치된 철조망이 과거보다 더 길게 설치됐고, 더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물론 사람이 많지 않은 시골 마을에도 튼튼한 철조망이 설치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Ishimaru Jiro] 이 지역은 제가 계속 반복해 찾아간 곳입니다. 강폭이 넓어 탈북이 간단치 않은 압록강 하류 쪽인데, 7~8년 전에 취재했을 때보다 철조망이 많이 확장했고, 높이도 많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강변에서 작업이나 물놀이를 하더라고요.

자전거를 타고 철조망 옆을 지나는 북한 여성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자전거를 타고 철조망 옆을 지나는 북한 여성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압록강은 북한 주민에게 소중한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이고 있지만, 철조망 때문에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강폭이 좁은 압록강과 두만강 상류에 설치된 철조망에는 올해부터 고압 전류가 투입돼 "나라 전체가 감옥처럼 됐다"는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Ishimaru Jiro] 강변에 나오기 위해 철조망 밑에 구멍을 만든 아이들이 국경경비대의 병사로부터 주의를 받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자유롭지 않죠. 이것은 탈북 방지, 밀수 방지가 주목적인 것 같지만, 주민에게 압록강은 생활용수인데요, 이를 이용하기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탈북자가 늘어나고, 마약 거래와 밀수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2012년부터 국경 전역에 철조망을 설치하기 시작했고, 2013년에는 두만강 전역을 완전히 봉쇄했으며, 북한 측도 2014년부터 철조망을 설치했습니다.

또 올해 초부터 강폭이 좁은 지역의 철조망에는 24시간 내내 전기가 흐르면서 감전되거나 숨지는 사람까지 발생해 탈북과 밀수 등이 매우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