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고위급 접촉 기미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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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에선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한중 간 관계 진전은 크게 눈에 띄는데 반해 북중 간에는 고위급 접촉 기미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는 지난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의 의미를 짚어보는 토론회가 지난 9일 열렸습니다.

이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로 토론회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존슨 선임 연구원은 한중 간 협력 강화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현재 북한과 중국 간 고위급 접촉 움직임은 전혀 감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존슨 연구원: 중국 측에서는 현재 김정은의 방중을 맞이한다거나 시진핑이나 중국의 고위 인사가 방북하는 데 흥미를 보이는 징후(indication)를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중국 분석관을 역임한 존슨 연구원은 이러한 중국 측 입장은 전례를 깨는 특이한 경우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방북하거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중을 맞이해 국제적으로 체면을 잃는 상황을 원치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이 연구소의 빅터 차 선임 연구원도 시진핑 주석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먼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베 총리는 한국 방문에 앞서 북한 방문을 먼저 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차 연구원은 이어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은 북중 간의 전례 없는 냉랭한 관계를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차 연구원: 한국은 정확하게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거리(distance)를 느꼈습니다. 이것이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심화하려는 한국 측의 다양한 노력의 동기가 됐다고 봅니다.

한국은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 개선을 통해 한국 주도의 통일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거부감을 경감시키고 북한 붕괴를 꺼리는 중국 측 입장을 변화시키려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존슨 연구원은 중국이 여전히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고 근본적인 대북 정책을 바꾼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북한 정권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우려하면서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