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 선원들이 불법조업을 이유로 북한에 억류돼 구타를 당하는가 하면 몸에 지니고 있던 돈과 허리띠까지 뺏겼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최근들어 북중관계가 예전같이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하나 더 겹쳤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 달 중순 서해의 북한과 중국 간 영해 경계선 부근에서 조업중 북한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의 선원들이 북한의 가혹행위를 폭로했다고 신경보 등 중국 언론이 24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에 닷새 동안 억류됐던 중국 선원들은 북한 측이 월경 사실을 인정하라며 폭행했고 지니고 있던 현금은 물론 허리띠까지 뺏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선장은 지난 12일 밤 중국 해역에서 정상 조업 중에 무장한 북한 순시선이 갑자기 나타나 배를 북한 수역으로 끌고 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북한 측이 선주에게 전화해 벌금 25만 위안 (약 4만 달러)을 내면 선박과 선원을 풀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중국 선원 6명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불법으로 월경했다는 자인서를 북한 측에 써주고 나서야 배는 놔둔채 몸만 풀려날 수 있었던 중국 선원들은 중국으로 되돌아오자마자 이 같은 사실을 당국에 신고했습니다.
이미 중국 외교부가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 사건 조사를 지시했고 진상 조사에 나선 중국대사관 측은 지난 22일 북한 외무성에 항의하는 등 이번 사건이 외교 문제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중국 어선 나포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2년 5월에도 중국 어선 3척이 서해에서 북한 측에 나포됐다 열흘 만에 풀려났으며 지난 해 5월에도 중국 어선 1척이 나포돼 보름 만에 풀려났습니다.
중국 매체 (녹취) : 선주는 주북한 중국대사관에 어선과 선원이 안전하게 귀환중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북한이 요구한 벌금은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인들은 당시 인터넷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등 강경한 입장을 쏟아냈습니다.
최근 들어 양국 관계가 예전 만큼 긴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북한과 중국.
이번 사건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이 더 싸늘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