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북한 외교관의 직책이 격하되거나 외교관 수가 감축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DIRCO)는 "자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참사관(Counsellor) 직책을 없애고, 공사(Minister) 직책을 2등 서기관(Second Secretary) 직책으로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와 2321호에 따른 이행보고서에서 밝혀졌습니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 웹사이트의 자국 주재 외교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 대사관의 외교관 수는 대사 1명, 공사 1명, 참사관 2명, 2등 서기관 2명, 3등 서기관 1명, 특정 분야 담당관(attaché) 1명 등으로 총 8명입니다.
북한의 우방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사관 직책을 없애고, 공사 직책을 2등 서기관으로 대체한 것은 사실상 외교관 직급을 내린 것으로, 양국 간의 외교 관계가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북한 외교관 수를 줄인 이유는 지난해 11월 채택된 결의 2321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의 2321호는 각국이 북한 외교관 수를 감축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의무사항의 조항은 아니지만 이 권고 자체가 해외 북한의 외교관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가 지난 2월 제출한 이행 보고서에서 "로마 주재 북한 외교공관의 현 정치 담당 참사관과 임시 대리공사를 대체할 3급 서기관의 승인 절차가 지난해 12월부터 보류된 상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불가리아도 지난 달 제출한 이행보고서에서 "소피아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 숫자를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며 이에 따라 "2명의 대사관 관계자가 올해 2월 불가리아를 떠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와 불가리아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북한 외교관 감축을 공식 확인한 세 번째 나라입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국 연방준비은행이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 '스위프트(SWIFT)'를 이용한 북한의 대한 거래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15년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적발된 자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박철준 참사를 추방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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