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란, 핵개발 협력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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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협력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란이 북한에 자금을 제공하고 핵개발 프로그램을 하청했을 수 있다고 미국의 보수성향 매체인 폭스뉴스가 지난달 28일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비확산 전문가인 토마스 그래엄(Thomas Graham) 대사는 폭스뉴스와 회견에서 이란이 북한산 미사일을 원형으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미뤄, 북한이 이란에 넘기기 위해 핵무기를 제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Iranian missiles were developed from North Korean prototypes. It could appear that North Korea is building nuclear weapons for transfer to Iran.)

북한의 지난달 3차 핵실험은 북한 탄도 미사일에 탑재하기 적합한 소형 핵탄두 개발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러한 핵탄두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에도 탑재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엄 대사는 특히 이란 핵개발의 총책인 파크리자데 박사가 중국을 경유, 북한을 방문해 지난달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참관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도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에 협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협력설은 과거에도 수차례 대두됐지만 3차 핵실험이 이후 더 구체적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 매체인 ‘월드트리뷴닷컴’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본질적으로 이란의 핵무기를 북한이 대신 실험한 것이라고 보도했고 앞서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달 15일 이란이 북한 측에 수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3차 핵실험을 현장에서 참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협력을 사실로 밝혀줄 직접적 증거나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고 전문가들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한국에서 열린 핵문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백악관의 게리 세이모어 전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의 말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물론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판매한 역사는 매우 오래 됐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북한의 핵실험에 참여했거나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과 핵 관련 기술을 서로 주고받고 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특히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위해 핵실험을 할 필요가 있지만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이 이를 용인하지 않고 있어 북한에 자금이나 원유를 제공하면서 북한에서 원정 핵실험을 하거나 북한의 핵실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도 지난달 북한의 3차 핵실험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실험은 확산에 대한 문제며 동시에 이란과 연계된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북한과 이란의 연관성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