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이란이 북한과 전면적인 양국관계 확대 의지를 밝혔습니다. 핵개발 탓에 똑같이 국제 제재에 직면한 양국이 경제협력 강화 등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란이 북한과 양자 관계 강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고 국영 ‘프레스 TV’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전날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이 이란을 방문중인 정영수 북한 노동상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간 친선 강화를 천명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이란이 북한과 우호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 양국 관계가 모든 방면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조선)이란친선협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 노동상은 이번 이란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했습니다.
정 노동상이 이끄는 북한 친선대표단의 이번 이란 방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이 논의됐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양국은 이미 지난 4월 이란의 대북 석유 수출을 위한 정부 간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히는 등 최근들어 경제 분야까지 상호 협력을 확대중입니다.
이란이 공개적으로 면담 사실을 밝힌 점으로 미뤄 북한 대표단의 이번 이란 방문도 경제협력 강화 등 비교적 덜 민감한 사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이 핵 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양국 간 핵 확산을 둘러싼 우려가 여전한 상태에서 협력 강화를 들고 나온 데 대해 미국 내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데니스 핼핀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은 곧 시작될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을 앞두고 부정적 신호라고 주장했습니다.
데니스 핼핀: 확실히 워싱턴-테헤란 간 핵 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겁니다.
미국으로선 핵 실험을 세 차례나 한 북한과 관계 강화에 나선 이란이 과연 핵 포기 의사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한편으론 이란과 북한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향후 핵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기싸움 차원에서 협력 강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고 볼 수도 있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