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북한 전례따라 핵보유국 선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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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가 8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관련 보고서를 공개한 가운데 이란이 북한의 전례를 따라 핵무기를 개발한 뒤 NPT, 즉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고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하면서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호주 그리피스(Griffith)대학교 아시아연구소의 앤드류 오닐(Andrew O'Neil) 소장은 10일자 호주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란이 북한을 본보기 삼아 핵무기 개발에 나선 뒤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과거 행태와 마찬가지로 이란도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테두리 안에서 몰래 핵무기를 개발한 뒤 일정 수준의 핵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고 핵보유국임을 자임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O'Neil)

It is likely Iran is following in Pyongyang's footsteps by covertly developing nuclear weapons under cover of Non-Proliferation Treaty membership; once it has acquired the capability, it will withdraw from the treaty and declare itself a nuclear power.

오닐 소장은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을 고려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도 북한의 과거 행태를 참고해 이란의 향후 행보를 전망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 북한이 동북아시아의 지역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동 정세를 불안정하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같은 대담한 대남 도발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 미국이 핵을 보유한 북한과 전면전에 나서길 주저할 것이라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란도 북한과 같은 생각을 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 수준에는 미치지 않는 선에서 대담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오닐 소장의 분석입니다.

오닐 소장은 이러한 우려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 능력을 더 키우기 전에 군사 공격을 통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길 원하지만 이는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을 야기할 위험이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더 확실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원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국 군축협회(ACA)의 피터 크레일 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란보다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두 나라의 핵 능력 차이에서 비롯된다면서 북한은 이란과 같이 쉽게 군사공격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insert(Crail) They don't face similar risks of some kind of military strikes that Iran may face.

북한이 외부로부터 군사 공격을 당할 위험에서 벗어난 이유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핵 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며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더 확고히 다져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더 안전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게 크레일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한편 크레일 연구원은 지난 8일 국제원자력기구가 공개한 이란 핵개발 보고서에 북한이 직접 거론되진 않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가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이란의 핵탄두 설계(warhead design)에 도움을 준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이란의 핵 개발에 북한이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