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를 조사할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북한 내 귀국자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기대를 갖고 해당 기관을 찾아 문의하는 귀국자들도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교포 귀국자들은 북·일 관계 개선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던 만큼 일본인 납치피해자 ‘특별조사위원회’의 발족을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8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북·일 관계개선을 제일 애타게 바라고 있는 사람들은 귀국자들이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누구보다 불안해하는 것 또한 귀국자들인 것 같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의 일반주민들은 북·일 관계 개선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귀국자들은 북·일 관계 개선을 매우 신중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귀국자들은 납치 피해자 문제에 초점을 맞춰 관계개선을 노리는 일본정부의 태도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일본이 납치피해자 문제만을 전면에 내 세울 경우 북·일 관계 개선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이런 문제로 하여 북한에 있는 귀국자들은 먼저 북·일 관계를 개선한 후 납치자 문제를 점진적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북-일교섭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6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직됐다는 소식에 귀국자 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며 “늙은 부모를 모시고 있는 귀국자 자식들은 보위부를 매일 찾아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일 관계 개선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 내부에서는 “귀국자들을 따라 온 일본인 아내들과 거동이 불편한 귀국자들은 일본으로 보내준다”는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까지 돌고 있는 형편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런 유언비어가 돌면서 부모들을 일본으로 보내려는 귀국자 자식들이 해당 기관인 보위부를 드나들고 있다며 부모들을 일본에 보내게 되면 무언가 자신들이 도움을 받지 않겠냐는 기대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자신들의 일본인 납치 범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조사하겠다는 우리(북) 측의 태도가 뭔가 석연치 않다”면서 “관계개선에 경제원조 조건을 내거는 일본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해 납치자 문제를 대하는 북한 주민들의 걱정과 기대를 그대로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