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과 일본의 적십자 회담이 중국 선양에서 19일과 20일 이틀간 열려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골 반환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또 이 회담에 동석한 북일 양국의 외무성 과장급 간부들도 재작년 11월 이후 중단된 정부간 협의를 빠른 시일내에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 선양에서 19일에 이어 20일 열린 북한과 일본의 적십자 회담에 동석한 북한 외무성의 유성일 일본 과장과 일본 외무성의 오노 게이이치 북동아시아 과장은 별도의 비공식 회담을 가진 뒤 “2012년11월 이후 중단된 정부간 협의를 빠른 시일내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의 오노 북동아시아 과장은 “국장급 회담 재개 일정 등 구체적 인 사항은 앞으로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일 양국 대사관을 통해 조율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유성일 일본 과장도 “북일 양국이 서로 현안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를 빨리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합의에 따라 북일 양국은 북한 전역에 묻혀 있는 2만 여구에 달하는 일본인 유골반환 문제를 협의하는 적십자 회담뿐 아니라 일본인 납치 재조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양국 외무성 국장급 회담을 빠른 시일내에 재개할 것으로 내다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은 재작년 11월 이후 중단된 북일 정부간 협의가 재개되면 일본인 납치 재조사 문제 뿐 아니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도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교도 통신은 “북한이 일본인 유족들을 대상으로 한 방북 사업을 북일 정부간 사업으로 승격시킨 뒤 원산과 니가타 항을 왕래했던 ‘만경봉 92호’의 운항을 재개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만경봉 92호’는 조총련이 일본에서 모금한 40억엔 즉 약 4천만 달러를 들여 북한에서 건조된 대형 화물 여객선으로, 92년 이후 원산과 니가타 항을 정기 운항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북한이 2006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실험을 단행하자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사일 부품 운반, 마약 밀수, 불법 송금 등 북일간의 이권 사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되자 일본인 유족 방북과 일본인 납치 재조사 문제를 미끼로 만경봉 92호의 운항 재개를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교도 통신이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