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15일 납치 문제 등의 해결에 필요하다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 국무부는 특별한 논평이 없이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자문역인 이지마 이사오 내각 관방 참여가 14일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이어 15일에는 아베 총리가 일본 참의원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북한 핵문제 등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의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15일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중국, 일본을 순방 중인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날 일본측과 직접 만나 설명을 들을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벤트렐 부대변인 : 오늘 발표된 특별한 성명이나 뉴스와 연관지어 할 말이 없습니다. 미국은 일본인에게 납치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 문제를 포함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일본과 오랫동안 함께 노력해 왔습니다. I'm not tying any specific announcement or items that are in the news today. I'm just saying that we've had a long standing work with Japanese… it has a great importance to the Japanese people.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날 일본에서 외무성의 스기야마 신스케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일본 관리들과 만나 대화하기 전까지는 정보가 부족해 특별히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I will reserve any comment about that until I’ve had a chance to go to Tokyo, talk to officials there, and then perhaps it will make sense for me to say a word or two about it.
일본의 아베 총리가 미국이나 한국에 사전 통보없이 이지마 참여의 비밀 방북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일본에 방북 취지와 배경 설명 그리고 한국과 미국, 일본 간의 대북 공조 차원에서 북일 관계개선의 ‘속도 조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일본의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구출회’의 가나가와 지부 가와조에 도모유키 대표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 식 정치적 행보(political performance)’라는 분석에 좀 더 무게를 실었습니다.
가와조에 대표 : 일본과 북한의 외교협상 재개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위한 정치적인 노림수라는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일본은 아베 정권의 최우선 과제인 납북일본인 귀환을 논의하려 할 것이고, 북한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가와조에 대표는 북한은 자국 대표부 역할을 하고 있는 조총련 본부 문제를,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의제로 내놓겠지만 단시일에 결론이 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융자문제로 경매에 부쳐졌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즉 조총련의 중앙본부를 낙찰받은 가고시마 현의 사찰 ‘사이후쿠지’가 지난 10일4천500만달러의 낙찰금액을 기한 내에 납입하지 못해 조총련 중앙본부는 오는 8월 재입찰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인권의 카토 켄 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일본은 절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북한 정권의 핵개발을 돕는 현금을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납북 일본인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식량 등 인도적 지원과 연계해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지마 참여의 방북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