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정부대화, 북핵문제도 거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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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북한과의 정부 차원의 접촉에서 유골반환과 납치 문제 뿐 아니라 북핵 문제도 거론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강조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리처드 아미티지(Richard L. Armitage) 전 국무부 부장관은 오는 29일 4년 만에 열리는 일본과 북한 정부 간의 접촉은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북한의 핵 문제가 간과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 일본은 북한에 여러 차례 납북자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북한측은 반응이 없었습니다. 새 지도자 김정은이 정부 차원의 회담을 갖고 일본과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게 된다면 개방적인 태도(openness)를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일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이 없이 일본과 북한의 국교 정상화는 생각 조차 할 수 없습니다.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자신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공동 집필한 아시아의 안정을 위한 미국과 일본의 동맹과 관련한 보고서 (The US-Japan Alliance: Anchoring Stability in Asia) 발표회 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단독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의 이와 같은 발언은 일본의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이 오는 29일 회담에서 북한이 일본과 양국 간 국교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일본인 납치문제까지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는 북한을 방문해 납치 문제와 관련한 북한측의 사과를 받아내고 북한과 국교 정상화 교섭을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일본은 대북 제재 조치를 취했고, 2008년 이후 북한과의 접촉을 중단했습니다.

한편, 15일 보고서 발표회에 참석한 미국 국무부의 데이빗 애셔(David Asher) 전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선임 자문관도 자유아시아방송에 일본은 북한과의 정부 대화에서 납치문제 이외에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새롭게 등장한 북한의 지도자가 외교 정책의 변화를 보이는 기회를 활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군사정책은 국제사회의 규범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일본은 납치 문제 뿐 아니라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대답을 들어야 합니다.

애셔 전 선임자문관은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장착해 일본은 물론 미국까지 위협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