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북핵 경각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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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정치권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 내 경각심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남한의 외교부는 해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 문제가 주요 사안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 정치권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남한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미국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의 팀 케인 후보는 “만약 북한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는 판단이 서면 ‘선제 행동’을 취할 것이냐”는 토론 진행자의 질문에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임박한 위협에는 대통령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대통령 선거 운동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발언은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 둔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 사람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조 대변인은 해석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의 심각성과 엄중성에 대한 미국 내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팀 케인 후보의 발언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감지될 경우 이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조건부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부통령 후보가 이를 거론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합니다.

최근 들어 미국의 주요 인사 가운데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이나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 등도 마지막 수단으로 대북 선제공격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반면, 미국 일각에서는 대북 협상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심각하게 평가하면서도 선제타격론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서 실질적 전략이 될 수 없다”며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상황 그리고 현재 미국 내 대선 정국 하에서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대화가 아니라 제재에 집중할 시점이라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조 대변인은 “상당수의 미국 인사들은 거듭되는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따른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대화 재개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시간만 벌어줄 것이며, 어떠한 형태의 대화 제안도 거부한 것은 바로 북한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