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에게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핵을 보유한 북한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인데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에 대해 북한이 내놓은 첫 반응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10일 미국의 새 행정부가 핵 강국인 북한과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면서 북한의 핵포기 절대불가 입장을 거듭 천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한동대학교의 박원곤 교수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당분간 도발을 자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립 과정을 관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결국 노리는 것은 핵보유국 지위에서 미국 측과 협상에 나서는 것이란 지적입니다.
박원곤 교수 : 핵심은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미국 신 행정부가 협상을 시작하는 것인데 북한은 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도 북한의 노림수는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국 트럼프 정권과 핵동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욱 교수 :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기간 최대한 핵,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켜 위협의 수준을 높이고 현실적인 (핵)동결을 위한 대화로 미국을 이끌어내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분석과 관련해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동결 협상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실장 :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도 북한이 현상유지를 전제로 타협을 요구하면 응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그럴 경우 한국으로서는 비핵화라는 목표가 실종되고 북한 핵위협에 계속 놓이게 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게 ‘자국이익 우선’이라는 점이라면서 미국과 북한의 핵동결 협상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김현욱 교수 : 만일 (집권 이후에도) 동맹이나 '아시아 중시'에 무감각한 트럼프라면, 결국은 미국의 이익, 정말 중요한 미국의 현실적인 이익은 북한 핵을 동결시키고 확산만 막으면 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윤곽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미국의 향후 행보가 한국의 국익에 배치되지 않도록 한국 외교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핵동결이 아닌 완전한 비핵화를 원한다는 한국 측 입장을 적극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측에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실장은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설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현재 한국 국내 정치적 상황이 이를 뒷받침해줄 수 없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