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 물갈이에 매관매직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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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사법, 행정부문의 지방간부들을 젊은 층으로 대폭 물갈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부계에 진입하기 위한 젊은 층의 매관매직이 성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노동당 7차대회 이후 북한이 지방의 사법, 행정기관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 하고 있습니다. 하층 간부들을 젊은 사람들로 교체한다는 건데 북한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매관매직이 판을 쳐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혜산 농림대학을 졸업하고 목재화학연구소에 배치되었던 연구원 한명이 빚 독촉에 시달리던 끝에 10월 14일 가족들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려다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군사복무 후 혜산농림대학을 졸업한 그는 사법기관들에서 간부교체가 시작되자 도 보안국(경찰)에 취직하기 위해 해당 간부들에게 상당한 뇌물을 바쳤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가족과 함께 탈북을 강행하게 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체포된 연구원이 도 보안국에 취직하기 위해 해당 간부들에게 바친 뇌물은 중국 인민폐로 4만 위안(한화8백만원) 가량으로 알려졌는데 이 돈은 전부 가까운 친척들과 친구들에게서 빚을 낸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도 보안국 취직에 실패한데다 빚 독촉이 심해지자 아내와 두 살배기 딸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려다가 탈북을 방조해 주기로 약속한 국경경비대 소대장의 밀고로 압록강 변에서 체포되고 말았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7차당대회가 있은 후 도, 시, 군 인민위원회와 사법기관들에서 49세 이상의 부부장급 이하 간부들은 지방기업소 기관장으로 보내고 대신 30대 중반 간부들로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의 지방 행정, 사법기관 간부들의 세대교체와 관련해 공식적인 김정은의 지시는 전달된 것이 없다며 그러나 간부사업이 매우 빠르고 폭넓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 김정은의 암묵적 지시가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간부 우선 순위권자는 군사복무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노동당원이라며 이런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사법기관 지도원으로 출세하려면 중국인민폐 10만 위안, 인민위원회 지도원은 중국인민폐 4만 위안으로 뇌물 액수가 정해져 있다고 북한 간부계의 심각한 매관매직 실태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