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백악관이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상원 중진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대북 압박과 동시에 북한과 외교적 협상을 촉구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엄격한 대북 제재,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외교적 접촉에 나서야 한다.”
미국 상원의 중진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핵능력 진전을 경고하면서 압박과 협상을 함께 구사하는 대북 포괄적 접근(comprehensive approach)을 촉구했습니다.
서한은 백악관이 선제타격은 물론 정권교체, 그리고 핵보유국 인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직후 발송됐습니다.
3일 에드워드 마키(민주∙메사추세츠) 의원실에 따르면 마키 의원은 앨 프랭켄(민주∙미네소타) 의원과 공동으로 전날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대담하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한은 강도 높은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한의 핵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협상없는 재제 일변도의 대북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게 명백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고 강력한 대북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북한과 적극적으로 외교적 접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북한과 대화에서 우선 목표를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의 무기한 중단으로 잡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 포기와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 복귀를 장기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핵의 전면 폐기에 앞서 핵과 미사일 개발 동결을 우선 목표로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서한은 북한과 협상 진전에 맞춰 미국과 동맹국이 호혜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한미군사훈련 조절, 북한과 경제협력 확대, 평화협정 논의 등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의원들은 다만 이러한 외교적 접근과 동시에 기존 대북제재를 강화해 추가 제재 대상을 찾고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이 협상을 거부하거나 북한의 비협조로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북한정권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의원들은 강압적인 압박만으론 성공할 수 없듯 적절한 압박 없이 협상이 성공할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해 외교와 압박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키 의원은 앞서 지난 1월 31일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의 북핵 청문회에서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에드워드 마키 :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북제재 강화에는 찬성하지만 북한 지도부와 핵무기를 겨냥한 선제타격은 의도하지 않은 핵전쟁 위험을 급격히 높일 수 있습니다.
미국 의회 내에서 미국과 북한 간 직접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기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조만간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제재는 강화하면서도 북한과 직접협상을 포함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