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축회의 의장국 별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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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캐나다가 북한이 의장국을 맡은 유엔 군축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보이콧, 즉 회의 참석을 거부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11일 북한이 의장국을 맡은 데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은 60여개 국가가 참여하는 유엔 군축회의에서 한 달 씩 돌아가는 순회 의장국을 맡은 것뿐으로 이로 인한 특별한 피해가 예상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캐나다의 회의 불참 선언 같은 특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Nuland

: Our plan is not to take any particular action with regard to that meeting.

눌런드 대변인은 유엔 군축회의는 합의에 기반한 회의체로 미국과 해결할 문제가 있는 나라가 의장국이 된다고 해도 의장국 마음대로 무엇인가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눌런드 대변인은 미국 의회에서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해 나온 비판 등에 대한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군축 관련 회의체의 의장이 되는 것이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이 된 것은 미국의 군축 관련 정책에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며 미국은 기존의 P5+1, 즉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그리고 독일과 함께 군축 관련 문제 해결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캐나다 측은 북한이 제네바 군축회의의 의장국을 맡은 데 항의해 이 회의에 캐나다 대표단을 참가시키지 않을 방침을 밝혔습니다.

캐나다의 존 베어드 외무장관은 11일 북한이 의장국을 맡은 것은 “터무니없는(absurd) 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북한의 의장국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19일까지 캐나다 대표단을 이 회의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어드 장관은 특히 북한은 군축 의무를 지키지 않는 주요 핵무기 확산국으로 이는 제네바 군축회의의 근본 취지와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The regime is a major proliferator of nuclear weapons and its noncompliance with its disarmament obligations goes against the fundamental principles of this committee.)

한편 앞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일레나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북한의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 선임을 맹비난했습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고 확산해 온 국가라면서 북한이 군축회의 의장국을 맡은 것은 '여우가 닭장을 지키는 전형적이 예(This is a classic example of the fox guarding the henhouse)'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