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북 통치구조 세계 최하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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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통치구조가 언론자유와 규제의 공정성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최악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언론 자유와 규제의 공정성, 법치 등 전반적인 통치 구조 수준이 일년 전보다 퇴보했거나 최악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세계은행이 진단했습니다.

이 같은 평가는 세계은행이 30여 국제 기구와 감시 단체가 세계 230개국의 정부 통치와 법치 그리고 청렴도를 평가한 자료를 종합해 최근 발표한 ‘전세계 통치구조 지수(World Governance Indicators 2017)’에 소개됐습니다.

북한은 내란이나 폭력사태 가능성을 나타내는 정치적 안정성을 제외한 규제의 공평성과 행정 능력, 언론 자유, 부패통제, 법치 등 세계은행이 평가한 6개 분야 중 5개 분야에서 세계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행정 능력 분야는 지난해보다 더 나빠졌고 언론 자유, 법치, 규제의 공평성은 최악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세계은행의 통치 지수는 0을 기준점으로 국가별 상황을 최고 점수 2.5점에서 최저 점수 -2.5점 사이로 분류합니다.

북한의 '언론 자유와 책임성' 지수는 -2.13으로 평가 받으면서 세계 최악 자리를 지켰습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전세계 어느 곳보다 심하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국제인권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4월 공개한 ‘2017 언론자유보고서(Freedom of Press in the World 2017)’는 북한을 전체 조사대상 200개국 중 200위로 평가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언론 자유가 없는 나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의 수밋 갈호트라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자국과 외국의 언론인을 탄압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갈호트라 연구원 : 북한은 매우 중요한 취재 대상인데도 언론인이 취재를 제한받고 추방당하는 것은 치욕스러운 일이고 규탄 받아 마땅합니다.

강력한 주민 통제를 반영하는 또다른 지수인 ‘규제의 질’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하점을 받았습니다.

정부 규제의 효율성과 공정함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북한은 최저점인 -2.5점에 가까운 -2.33점으로 조사 대상 230개국 중 최하위로 평가됐습니다.

2010년 이후 7년 연속 이 항목에서 세계 최악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공무원의 자질과 정부의 행정력을 평가하는 '정부 효율성' 점수도 -1.65점으로 지난해 -1.63보다 뒷걸음질치며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사법체계의 공정성을 나타내는 ‘법치’지수도 -1.63으로 뒷걸음질치며 20년 전 처음 조사됐던 1996년 -1.15 이후 매년 악화되는 추세로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