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한국 내에서는 권력 일선에서 후퇴했다고 평가받는 조연준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배려로 자리를 옮겼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정은 금고지기인 39호실장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연준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예우 차원에서 당 중앙 검열위원장으로 임명됐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를 통해 내려진 조연준의 인사를 “권력 일선에서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조연준은 북한 권력의 실세로 불리며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안정에 큰 기여를 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조연준이 장성택 숙청 이후 “조직지도부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연준의 일선 후퇴를 실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 원로에 대한 '배려'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어떨까요. 당 내부에서 예우를 해야 하는데 예우도 되고 한가한 자리인 당 중앙검열위원장 자리를 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에는 조연준이 80대의 고령이라는 점도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연준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이 교체됐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기동 북한체제연구실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중앙위 부장으로 새로 임명된 신룡만의 보직에 대해 “신룡만은 39호실에서 부실장으로 오래 근무했다”면서 “39호실장이었던 전일춘의 후임이 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실장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있는 전일춘은 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인사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인사를 통해 권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평가받는 최룡해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당 전문부서 부장에 임명된 최룡해가 어떤 부서의 장을 맡았는지가 관심사입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0일 내놓은 자료를 통해 최룡해가 조직지도부장에 기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합니다. 당 간부에 대한 인사와 검열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조직지도부장직은 공석으로 남겨두고 수령이 조직지도부를 직접 관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기 때문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번 인사에서) 최룡해가 특별히 눈에 띕니다. 하지만 2인자를 허락하지 않는 북한의 권력 구조상 최룡해가 실질적인 권력 기반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도 “조직지도부장직은 과거 김영주가 맡은 이후 공석으로 남겨두고 수령이 직접 챙겨왔다”면서 “최룡해는 당 군사부장의 직책을 맡았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들의 부상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된 박광호,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정경택 등이 대표적입니다. 과거 김정은 위원장의 정책 결정을 돕던 측근들이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