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멕시코 항에 억류되어 있는 북한 화물선 '무두봉'호 선원들이 근 1년간 고립된 생활을 강요당하면서 극도의 생활난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무두봉호 선원들의 열악한 생활이 1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3국에 체류 중인 북한 소식통은 "본국의 지시로 선원들은 배를 떠나지 못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뭍에 내리지 못하고 배 위에서 침식을 해결하고 있는데,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당국은 2014년 7월 무두봉호가 멕시코에 억류된 직후 "무두봉호를 끝까지 사수하라"는 긴급 전문을 발송해 선원들은 배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선원들은 기름을 아끼느라 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며 "식료품도 조달되지 않아 낚시로 고기를 잡아 영양보충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선원들은 국제전화도 하기 어려워 북한의 가족과 연락하지 못한 채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멕시코 주재 북한 대사관도 지난 1년 동안 무두봉 호를 몇 차례 방문했을 뿐,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어 선원들의 생활이 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7월 쿠바를 떠나 북한으로 향하던 6천700톤급 무두봉호는 멕시코 인근의 산호초 보호 해역에서 암초와 부딪쳐 좌초됐습니다.
당시 멕시코 당국은 무두봉 호가 파괴한 환경 훼손에 대한 벌금과 예인 비용만 물리고 출항시킬 계획이었지만, 유엔제재 대상 회사의 선박임을 감지하고 억류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무두봉호가 유엔제재 대상이 아니라 평화적인 민간 선박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유엔 차원의 문제로 대두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멕시코 언론은 지난 주말 10명의 북한 선원들이 멕시코를 떠났다고 보도했지만, 이들이 실제로 북한으로 돌아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멕시코 현지 언론에 진전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현지 언론은 "무두봉호에 남아있던 선원 33명 중 10명이 떠났다면 23명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소리"라며 "이 배가 정상 항해를 하자면 최소 21명의 선원이 필요하다"고 보도했습니다.
10명이 북한으로 출국했더라도 당장 항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북한 선원들이 멕시코를 떠나기 위해서는 우선 멕시코에 합법적으로 들어가는 입국사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도주의 비자도 신청했다고 알려졌지만, 비자가 발급됐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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