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신고하지 않은 무기를 싣고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호의 선장과 선원들이 북한 외교관의 입회를 요구하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나마 검찰은 수일 내에 한국어 통역이 입회한 상태에서 2차 심문에 나설 계획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 부품 등 무기를 몰래 숨긴 채 파마나 운하를 지나려던 북한 선박 청천강호가 파나마 당국에 억류된 건 지난 15일.
배에 타고 있던 선장과 선원 등 35명은 파나마 검찰 당국에 기소돼 구금된 상태입니다.
파나마 일간 라 프렌자는 24일 하비에르 카라바요 마약 담당 수석검사의 말을 인용해 1차 심문 결과 북한 선원 중 군인 신분은 없는 걸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선원들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카라바요 수석검사는 이 매체에 선원들이 북한 외교관의 입회없이는 어떤 진술도 거부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선원들이 파나마 공용어인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르는 데다 일부만 영어를 약간 구사할 줄 아는 수준으로 이들이 한국어 통역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아나 벨폰 검찰총장은 이와 관련해 카라바요 검사가 이끄는 수사팀이 수일 내에 2차 심문에 나설 것이라며 1차 때와 달리 한국어 통역이 참여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신문은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직접 깊숙이 간여하고 있는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선박에 위험물질이 실려 있을 가능성이 있는 데도 대통령이 직접 배 위에 올라가 조사 과정을 지켜보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겁니다.
파나마 당국에 선박이 억류될 당시 자살을 시도하다 목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청천강호의 선장은 현재 안정을 찾은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