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유행어, 참담한 현실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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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군인들속에서 당국이 내세우는 구호나 원칙들을 비꼬는 우스갯말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로 등장한 우스갯말들은 북한 군인들이 겪는 비참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권이 강조해서 내놓는 구호나 원칙들이 군인들속에서 우스갯말로 왜곡돼 유행하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4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군인들속에서 김일성 주석이 내놓은 ‘3대혁명’이라는 구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놓은 ‘3대헌장’이라는 방안이 “왜곡돼서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대혁명’은 김일성 주석이 1970년대에 내놓은 ‘사상, 기술, 문화’라는 세 가지 혁명을 가리키는 구호입니다. 그러나 군인들은 이러한 ‘3대혁명’ 구호를 군복무기간에 자신이 반드시 쟁취해야 할 세 가지 목표로 뒤바꾸어 부른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군 복무기간에 쟁취해야 할 목표로 첫째는 ‘노동당 입당’이고 둘째로는 ‘대학 추천’이며 셋째는 ‘힘 있는 집 딸과의 결혼’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군에서 입당을 해야 체면이 서고 대학추천을 받아야 발전할 수 있는데 힘 있는 집의 딸과 결혼까지 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입니다.

그런가하면 ‘3대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7년 8월 4일에 발표한 조국통일과 관련한 세 가지 방안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군인들은 ‘3대헌장’이라는 방안을 절대로 걸려들면 안 될 세 가지 제대방법으로 바꿔 사용하는데 그 첫째는 ‘생활제대’이고 둘째는 ‘무리제대’이며 셋째는 ‘방침제대’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생활제대’는 군복무를 잘 못해 강제로 제대되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당하게 된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무리제대’는 당장 노력이 급한 곳에 군인들을 집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제대인데 이 역시 사회적 발전이 막힌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방침제대’는 농업이나 광업과 같이 일정한 사회분야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지정해 주는 곳으로 강제로 배치돼 제대되는 것인데 3년 동안은 배치된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한편 6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 군인들속에서 새롭게 유행하는 말은 ‘천대일탈’”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천대일탈’은 북한당국이 군 복무기간을 만 10년에서 13년으로 늘린 후 새롭게 등장한 유행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천대일탈’이란 말은 “‘천’불(달러)이 있어야 ‘대’학 추천을 받아 군에서 ‘일’찍 ‘탈’출(제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군인들이 재치 있는 우스갯말로 자신들의 참담한 처지를 표현하며 북한군대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