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국방부는 국방일보에 게재한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서 북한 응원단을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의 류길재 장관은 4일 "북한의 선수단과 응원단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다"고 말해 상반된 해석을 남겼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당국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은 보내지만 응원단은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4일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측 통일부는 북측에 응원단을 보내라고 요청하지는 않겠지만, 보낸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통일부가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가 북측 응원단에 대해 내놓은 상반된 평가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국방일보에 게재한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서 국방부는 북한 응원단을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에 불과하다”고 규정했습니다.
국방부는 응원단이 “철저한 출신성분 심사와 사상 검증을 통해 선발되는 소수정예의 혁명전사”라면서, 이들의 외모는 “남한 국민이 선호하는 기준에 맞춰진 겉으로 드러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도 평가했습니다.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이 작성한 이 자료는 지난 3일 야전부대 병사들의 정신교육에 활용됐습니다.
북측 응원단에 대한 국방부와 통일부의 평가가 이처럼 상반된 이유는 각 부처가 갖고 있는 업무의 특성 때문이라고 국방부는 4일 해명했습니다. 통일부의 기본 임무가 “남북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는 겁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자료도 북한이라는 ‘적’을 상대하는 남한의 군인을 교육하는 자료라는 점을 국방부는 강조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내놓은 자료가 아닙니다. 이것은 항상 지금도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비해서 언제라도 임무가 주어지고 상황이 발생되면 가서 싸워야 하는 우리 장병들을 위한 교육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일반적인 잣대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남한의 국방백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남한의 “적”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응원단에 대한 평가는 “국방부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익명을 전제로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물론 북한 응원단으로 인해 남한 내 부정적 영향이 완전히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응원단을 통해 남북한의 화해협력에 이바지하는 긍정적 효과가 더 컸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국자유총연맹이 개최한 통일포럼의 축사에서 “어느 나라든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고자 한다면 이를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우 남북관계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