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와 핵 협력 사진에 북 김계관 ‘멘붕’

0:00 / 0:00

앵커 : 이스라엘이 2007년 북한의 도움으로 건설중이었던 시리아 원자로를 폭격한 직후 미국이 북한에 증거 사진을 직접 들이밀며 강력히 추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시리아의 핵 과학자가 시리아 원전 건설현장 인근에 함께 있는 사진이었는데요, 북한 측은 합성된 사진이라며 펄쩍뛰었지만 결국 핵 과학자를 북한으로 소환해야 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007년 9월 6일. 이스라엘 전투기 편대가 시리아 알 키바르 사막 한 가운데서 비밀리에 건설중이던 원자로를 공습합니다.

이후 이 원자로는 북한이 핵 기술자를 보내 건설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핵 확산 우려가 제기되는 등 국제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방문 연구원은 13일 당시 이스라엘의 시리아 원자로 공습 직후 미국이 북한에 증거 사진을 들이밀며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마키노 연구원은 이날 민주주의진흥재단이 주최한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당시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부터 최근 직접 들은 내용이라며 이같이 공개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 공습 직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힐 차관보가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북한 핵 과학자가 시리아 핵 과학자와 핵 시설 근처에서 같이 서 있는 사진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마키노 연구원에 따르면, 힐 차관보로부터 사진을 받아든 김 부상은 무척 당황스러워했고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합성된 사진’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북한 핵과학자의 시리아 파견과 관련한 물증까지 확보하고 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마키노 연구원은 이후 북한은 시리아에 남아 있던 핵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전원 북한으로 불러들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마키노 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념과 배급 등이 주요 통치수단이었던 과거와 달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위원장이 잇단 숙청 등 폭력과 공포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김 제1위원장이 올 해 신년사에서 주창한 ‘백두산 칼바람 정신’을 ‘백두혈통’ 대신 글자 그대로 ‘피비린내 나는 숙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