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러조직에 군사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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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5년째 제외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여전히 전 세계 테러조직에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0일 공개한 ‘2012 테러보고서’에서 5년 연속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번에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국가는 쿠바와 이란, 수단, 그리고 시리아 등 4개국으로 북한은 지난 2008년 핵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된 이후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것입니다.

보고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지난 1987년 대한항공 폭파 사건 이후 어떤 테러활동에 대해서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is not known to have sponsored any terrorist acts since the bombing of a Korean Airlines flight in 1987.)

보고서는 또 1970년대와 80년대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12명의 일본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서 북한과 일본이 지난해 하반기 2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북한은 납치문제에 대한 재조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을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른 ‘대 테러 비협력국’에 재지정했다고 밝혔고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가 테러자금과 관련한 자금세탁 의혹 등과 관련해 북한에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전 세계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벡톨의 신간 서적 '김정일의 마지막 날들'
벡톨의 신간 서적 '김정일의 마지막 날들' (RFA PHOTO)

미국 국방정보국에서 선임 정보분석가로 활동했던 브루스 벡톨(Bruce Bechtol) 미국 안젤로주립대학 교수는 지난달 29일 워싱턴 DC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자신의 신간 발표회에서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냉전시대에 구축한 판매망을 이용해 스리랑카의 타밀 타이거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란 혁명수비대, 또 알 카에다 등 다양한 테러단체들을 상대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러단체에 대한 북한의 지원은 무기 판매와 훈련, 또 지하시설 건축 등을 망라한다면서 이런 지원은 곧바로 수익성이 높은 현금 수입원이 되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게 벡톨 교수의 설명입니다.

그는 또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최근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교수: 북한은 시리아에 대해 화학무기 시설과 대포, 스커드 미사일 등 많은 무기를 지원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한편 벡톨 교수는 자신의 3번째 북한 관련 저서인 ‘김정일의 마지막 날들: 전환기 북한의 위협(The Last Days of Kim Jong-Il: The North Korean Threat in a Changing Era)’에서 현재 김정은 정권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12월 이전에 이미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전 1년여 동안 여러 정책 결정을 내렸고 그것이 최근 김정은 정권의 핵실험 등 도발적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