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이달 16일 개막되는 제69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북한 리수용 외무상의 방미가 성사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이 올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자로 리수용 외무상을 유엔 의전실에 신청해 놓았습니다.
11일 현재 유엔 의전실이 발표한 기조연설자 명단과 순서를 보면 리 외무상은 27일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는 회의의 15번째 연설자로 단상에 오르는 것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의전실에 따르면 올해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각 국의 국가원수와 정부수반, 장관급 인사는 11일 현재 총 196명입니다. 유엔의 관례상 첫 기조연설은 브라질 대표가 하며, 유엔 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째, 이어 총회 의장국인 우간다 대표가 세 번째로 합니다.
의전실 대변인은 “북한의 경우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이 아닌, 장관급이 기조연설자로 신청돼 있다”며 “기조연설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 변경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에서 누가 오는지에 대해서 언급할 수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앞서 10일 미국 국무부도 정례기자설명회를 통해 리 외무상의 미국 비자 신청과 발급 현황에 대해 확인할 수 없음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유엔총회 북한의 기조연설자로 누가 참석할 지에 대해 유엔 의전실과 미국 국무부가 확인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리 외무상의 방미가 유력시되고 있는 데에 대해 유엔의 한 소식통은 “기조연설자가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이 아닌 장관급 인사일 경우, 지금까지 기조연설은 외무부 장관이 해 온 점에 비춰볼 때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리 외무상의 연설 일정은 원래 30일 이었으나 27일로 앞당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의전실이 지난 7월 발표한 ‘제69차 일반토의 기조연설자 예비명단 1호’에 따르면 리 외무상의 발표 일정은30일 오후 회의 3번째였습니다.
일정이 앞당겨진 데에 대해 유엔의 또 다른 소식통은 “리 외무상의 기조연설에 맞춰 같은 날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마련하는 환영식이 있다”며 뉴욕의 일부 한인들이 주최하는 초청 행사 일정에 맞춰 기조연설 일정도 조율되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동포연합회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환영식이 현재 27일로 예정돼 있긴 하나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외무상의 유엔 총회 참석은 1999년 백남순 외무상 이후 처음이라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유엔 의전실과 미국 국무부, 그리고 지난달 말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연 리동일 북한 차석대사마저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 여부에 답변을 꺼리고 있습니다. 리 외무상의 유엔 방문은 미국 정부가 입국 비자를 발급해 주느냐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미국은 지난 4월 이란의 신임 유엔주재 대사에게 비자 발급을 해주지 않음으로써 미국 입국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