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리수용 외무상을 통해 미국과의 대화국면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동안 미국과의 전면 대결전을 선언하며 강경자세를 유지했던 북한이 리수용 외무상의 뉴욕방문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김정은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리수용을 내세워 미국과의 대화 물꼬를 트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대변인은 리 외무상이 오는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 서명식에 참석한다고 11일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리 외무상의 이는 형식에 불과하고,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리 외무상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 체결문제,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와 핵과 미사일 관련된 군축대화 등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해 12월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을 위해 파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반기문 총장의 평양방문을 추진했던 만큼 이번 뉴욕방문에서 반 총장과 회동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또 다른 소식통도 “현재 리수용은 북한 내에서 북미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적임자로 평가 받고, 또 본인도 의욕을 가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평가 이면에는 리수용과 김정은 간 개인적인 친분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리수용은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보필자이자, 세습가문의 해외구좌를 관리해온 최 측근이기 때문에 이미 여러 번 ‘선’을 넘었지만 무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리수용은 외교보다는 경제실무에 밝아 직분에 어울리지 않게 투자관련 문제에 많이 관여해 경제관료들과 대립이 있었지만, 워낙 김정은의 신임이 커서 무마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2014년에는 리 외무상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로 곤혹을 치를 때도 김정은이 직접 나서 ‘보증’을 서서 없던 일로 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김 제1비서의 이 같은 높은 신임을 받는 관계로 리수용은 이번까지 세 번째로 미국을 방문하는 북한의 고위관리가 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리 외무상의 뉴욕 방문에 앞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미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12일 미국 관리와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