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의원선거 앞두고 비상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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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기해 '특별경비기간'을 지정했다는 소식입니다. 중앙선거위원회 산하 각 지역 투표소들은 삼엄한 경비로 인해 접근이 어렵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오는 3월 9일로 정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무난히 치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1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위해 오늘부터 3월 15일까지 사이를 ‘특별경비기간’으로 선포했다”며 “각 투표소들마다 13명의 경비인원이 항시적으로 경비를 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각 인민반에서 뽑은 8명의 모범주민들이 고정경비에 동원됐는데 이들 외에도 해당 지역 보위지도원과 인민보안원, 그리고 지방 당 조직과 인민위원회에서 파견된 3명의 지도소조가 투표소들에 상주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투표소에 붙여 놓은 대의원 약력이나 선거구 명단을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경비원들이 다가와 공민증(주민등록증)을 요구해 주민들은 애초에 투표소에 가보지도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입니다.

하지만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선거위원회와 투표소들에만 감시인원들이 많아졌을 뿐 그 외 다른 통제나 검열은 오히려 완화된 형편”이라며 “최근에는 선거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선전활동이 늘면서 주민들도 활기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18일부터 전국의 소학교(초등학교)와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대의원 선거를 위한 ‘가창대(거리선전)’ 활동을 벌리고 있으며 학생들이 선거 노래와 구호를 외치며 거리와 마을 곳곳을 돌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각 지역 기동예술선전대, 여맹원 선전대원들이 역전과 공공장소들에서 선거를 위한 다양한 예술선전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런 예술선전활동으로 하여 오랜만에 주민들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 볼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009년 ‘최고인민회의선거’때 선거게시물이 훼손되고 대의원 사진이 찢기는 등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며 “그래서 선거위원회와 투표소들의 경비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각종 선전화(포스터)나 구호판들을 사람들의 손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높은 곳에 붙이고 있다”며 “선전물들을 땅바닥에서 2.5메터 이상 높이에 붙이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해 선거를 앞둔 북한당국의 불안한 심리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