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평양시 여성들이 정치행사에 과도하게 동원되고 충성자금 과제가 부과되자, 제대군인 출신인 중앙여맹위원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당 창건 70돌을 맞아 북한의 여맹, 즉 민주여성동맹이 가정주부들을 정치행사에 과도하게 동원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양시의 박 씨 주민은 "요즘 여맹돌격대가 아파트 공사에 투입되고, 거리에 나가 머리단장까지도 통제하고 있다"며 "당창건 70돌 행사와 관련해 진행되는 횃불행진과 궐기대회 사회동원, 규찰대까지 너무 나서고 있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 민주여성동맹은 노동당의 지도를 받는 외곽단체로, 산하에는 30대~50대 여성 수백만 명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하도 여맹이 설치고 다녀 사람들은 '날아다니는 여맹, 연기 같은 여맹'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심지어 9총국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는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군부대로, 7총국과 8총국이 있는데, 여성동맹이 공사판에 동원되자 9총국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되자, 평양시 여성들 속에서는 "감나무 중대장 출신 여맹위원장이 가정주부들을 군대처럼 다루고 있다"고 여맹위원장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맹위원장이 감나무중대장을 할 때 김정일의 접견을 받고 팔자가 완전 달라졌다"면서 "제대한 다음 체계적으로 밟아 지금은 위원장까지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감나무중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0년대 중반 이 중대를 처음 시찰하고, 선군정치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던 군부대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40대 후반으로 알려진 여맹위원장은 지난 2014년 2월 전임자였던 로성실 위원장이 장성택 관련 인물로 찍혀 낙마하면서 위원장에 올랐습니다.
평양에서 함경북도 국경지방으로 여행 나온 북한여성도 "그가 여맹위원장이 된 다음에 여맹이 중학생들이 맡았던 규찰대까지 다 맡고 있다"면서 "그가 (김정은에게)잘 보이기 위해 여자들을 군대처럼 혹사시키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여맹이 횃불행진, 가창대훈련(거리를 돌며 선동하는 활동), 충성자금 모으기 등에 닥치는 대로 과제를 내려 보내고 있는데, 이에 불만을 품으면 사상비판을 시키고, 3방송에 공개해 망신까지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국가에서 대주지 않아 여자들이 장마당에서 벌지 못하면 온 가족이 굶게 되는 데, 여맹원들을 자꾸 동원시키면 누가 가족을 먹여 살리겠는가"고 현지 상황을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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