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왕이 제안’에 “비핵화가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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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동시에 평화체제 논의를 진행하자는 중국 측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다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핵화가 미국의 최우선 순위에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Denuclearization remains our top priority.)

이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동시에 협상하자는 제안에 관한 미국 측 입장을 묻는 질의에 대한 답변입니다.

애덤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룩한다는 공동 목표와 관련해 북한을 제외한 5개 6자회담 참여국과 긴밀한 접촉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We remain in close contact with the other Five-Party partners on our shared goal of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peaceful manner.)

애덤스 대변인은 이번 왕이 외교부장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한국 정부와 관련해선 한국 측에 직접 문의하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의 조준혁 대변인은 18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지금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체제 구축문제는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것처럼 북한 비핵화가 진전됨에 따라 관련 당사국이 별도 포럼에서 협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도 중국 측의 이번 제안에 미국과 한국이 동의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왕이 부장의 이번 제안은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라도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자는 것인데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윤 선(Yun Sun)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윤 선 연구원:왕이 외교부장의 제안에서 유추할 수 있는 중국의 메시지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핵개발의 이유로 삼고 있는 그들의 안보 불안감이 먼저 해소돼야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중국의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런 논리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 연구원은 이어 중국은 한반도에서 고조되는 무력충돌 가능성을 우려하고 이를 낮추기 위해 이번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제안을 통해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고강도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기 위해 연막전술을 펴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국방대학(NDU)의 제임스 프레스텁(James Przystup) 박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제안을 중국의 ‘외교적 기만술’(diplomatic eye-wash)의 일환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프레스텁 박사는 또 미국의 사드(THAAD)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저지하기 위한 행보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왕이 부장은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동시에 병행해 추진하는 협상 방식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