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비핵화 이룰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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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정부는 북핵 6자회담의 재개 조건과 관련해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대화여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이 발언은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핵 6자회담의 재개 조건을 논의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외교적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대화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다만 “대화를 위한 대화”는 과거에도 수차례 되풀이했기 때문에 더 이상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게 한국과 미국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대화”가 아니라면 6자회담의 재개는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러한 맥락에서 그간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등 핵심 관련국 간에는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29일 설명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이번에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미국을 방문하고 있고,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기회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우다웨이 대표는 지난 주 베이징에서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과 회담했고, 지난 월요일에는 워싱턴에 도착해 미국 측과 북핵 협상의 재개 조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우다웨이 대표의 미국 방문은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워싱턴에서 9월 19일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의 재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새롭고 중요한(new, important)” 합의점에 이를 자신이 있다고 말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9월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중국에 보내 왕이 부장 등과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계획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 논의를 거친 사항을 갖고 미국과 협상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들이 최근들어 6자회담과 관련해 긍정적 발언을 내놓는 상황이어서 이번 미중 간 외교적 접촉으로 북핵 대화의 물꼬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외교가에서는 “북중 간 협의 내용은 미국과 한국이 바라는 수준과 차이가 난다”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미중 간 회담에서 “손에 잡히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서울에 있는 한 외교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편, 우다웨이 대표와 한국 측 조태용 대표의 워싱턴 회담은 일정이 맞지 않아 이뤄지지 않습니다. 한국의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다음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신고와 검증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혀 2008년 12월 회의를 끝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