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북한 지도자 간 이른바 ‘말의 전쟁’ 등으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상황의 중재역할에 나선 러시아가 다음달 19일부터 21일까지 대규모 핵비확산 학술회의를 개최합니다.
행사를 개최하는 러시아 정책연구소인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 Center for Energy and Security Studies) 관계자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2017모스크바비확산회의(Moscow Nonproliferation Conference)의 핵심 의제에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긴장 완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대표단의 참석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을 포함한 모든 동북아시아국가’에서 참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확인된 참석자 명단을 밝힐 수는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모스크바비확산회의는 2010년 3월 처음 개최된 후 약 30개월 간격으로 열린다고 설명했습니다. 2012년과 2014년에는 북한 외무성 산하 평화군축연구소와 러시아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대표단을 꾸려 참석해 남북한 간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4년에도 참석한 바 있는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가 참석합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 대표단과 비확산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하지만 자신은 현직 관료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습니다.
연구소 웹사이트에 따르면 한국, 미국, 중국 등을 비롯해 이집트, 프랑스, 독일, 인도, 파키스탄 등의 핵에너지, 비확산, 안보 등의 분야의 학자와 관리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유엔 등 국제기구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연구소 측은 북한 연구소에서도 참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외교관 출신 전문가들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가 실마리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 이 회의에 참가한 바 있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신창훈 선임연구원은 미국에서 현직 관리가 참석하는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40여 개 나라와 단체에서 2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국제핵비확산체제와 관련한 시급한 문제를 논의하는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