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미 동맹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도발에는 강력하고 확실하게 대응하는 한편, 북한이 다른 길을 선택한다면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25일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한미동맹 관련 토론회(Foreign Policy in a New Era: The ROK and US)에서 한반도에 또 다른 전쟁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강 장관: 이 지역에서 또 다른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한반도에 또 전쟁이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강 장관은 이날 한국 외교정책을 설명하는 연설을 통해 전쟁이 발발한다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나아가 국제사회 전체를 파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한국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된 곳에서 지난 70여 년간 지치지 않고 현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구축해 온 한국인들의 안전과 안보를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빈틈없고 확실하게 상황을 관리해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막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유엔총회에서의 임기 중 두 번째 만남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한 ‘최대 압박’과 유엔 대북제재결의의 충실하고 완벽한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강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제재와 압박은 북한의 붕괴가 아닌 진정성 있는 비핵화 대화를 위한 외교적 도구에 불과하고, 한미공동의 압도적 군사 우위를 바탕으로 한 ‘억지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강 장관 : 두 정상의 만남은 한미동맹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다는 분명한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강 장관은 그러나 한반도 긴장 악화 속에서도 북한이 행동의 변화를 보인다면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한다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의 정권교체, 정권 붕괴, 흡수 통일, 북한 침공 등 4가지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과 같은 맥락의 국제사회의 메시지에 북한이 주목하고 도발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그는 촉구했습니다.
이어 강 장관과 대담에 나선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 Albright) 전 미국 국무장관은 긴장 완화와 국제적 공조, 비밀 대화의 채널 가동 등의 해결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 :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말 폭탄 등으로 가열된) 온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저는 우발적인 사고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Robert Gallucci)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는 이어진 전문가 토론회에서 미국과 북한 간 군사 충돌이 한미동맹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 : 수 시간 이내에 군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we are within hours of a military exchange, within hours.
북한이 미국령 괌도 주변에 중거리 미사일을 떨어뜨리거나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미국 군용기에 스쳐 지나가기라도 한다면, 미국 국방장관은 군사 행동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위기가 발생한다면 미국은 한국과 의논 혹은 승인(consulting/approval)을 기다릴 시간이 없을 수 있고, 이러한 상황은 ‘동맹’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갈루치 전 특사는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