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핵무기를 경량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남한의 국방부는 북한이 아직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편, 남한의 통일부는 북측이 최근들어 핵능력을 과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일종의 '대응방식'인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김정은 제1비서가 9일 핵탄두를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비서가 핵탄두를 소형화했다고 직접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노동신문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과 함께 핵폭발체 모형으로 추정되는 원형 물체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남측 군 당국은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탄도미사일에 탑재할만큼 소형화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북한이 오늘 노동신문에 공개한 사진과 관련해 국방부는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와 KN-08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한미 양국은 이 문제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마크 웰쉬 공군참모총장도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7일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소형화된 핵무기를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같은 판단에 근거해 남측 정부는 북한이 핵폭발체 모형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공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한미 연례 군사훈련 등에 맞서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 지금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가 유엔 차원, 또 여러 국가들의 단독제재 차원들이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어떤 대응방식의 하나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측은 최근들어 핵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김정은 제1비서는 “실전 배비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지난달 23일 최고사령부 성명과 이달 7일 국방위원회 성명은 남한과 미국을 상대로 ‘핵타격’을 위협했습니다.
이는 북측 지도부가 오는 5월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남측 국방부는 북측의 엄포를 ‘무모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이 또다시 이러한 도발적 위협을 가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이러한 북한의 경거망동은 강력하고 포괄적인 국제제재가 왜 반드시 필요한가를 명백하게 증명해주고 있는 것으로서, 북한은 스스로의 파멸을 재촉할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과거 일본에 떨어진 4~4.7t 규모의 초보적 수준의 핵무기를 개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탄두는 1t 미만이어야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