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국민 66% “북 핵 공격시 핵으로 응수”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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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북한과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서도 북한의 핵에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이 계획대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무수단 미사일의 경우 사정거리는 4천 킬로미터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도 유럽의 맨 끝에 위치한 영국까지 무수단 미사일이 도달하기에는 한참 먼 거리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으로부터 어느정도 안정권에 있는 영국 국민조차 북한의 핵무기에 위협을 느끼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미국의 여론조사업체인 유거브(YouGov.com)는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엿새동안 영국 성인남녀 1천6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 이상이 북한이 핵공격을 해 올 경우 당연히 핵으로 맞서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같은 답변은 지난 18일 영국 하원 연설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러시아와 북한의 위협은 매우 실질적이고, 핵무기가 추가적으로 확산될 위험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영국의 핵무기 현대화 프로젝트를 지지하면서 한 발언과 같은 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지 케어밴 하원의원 : 수상은 10만명의 무고한 어린이와 여자들을 죽일 수 있는 핵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있단 말입니까?

테레사 메이 총리: 그렇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적들의 공격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설문 대상자의 66%는 지난 주 메이 총리가 “적들의 공격이 있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그러한 경우가 발생할 경우 “만일 당신이 영국 총리라면 핵무기 발사 단추를 누르겠느냐”는 질문에도 59%가 그러겠다고 답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10월 영국 국민 가운데 37%만이 적의 공격시 핵무기 사용을 긍정적으로 답했던 것보다 훨씬 늘어난 겁니다.

올해 들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시험이 계속되면서 영국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1일 "영국이 한국전쟁에 군대를 파병해 두 나라가 싸운 적은 있지만 그후 상호 존중과 평등에 기초하여 외교관계까지 맺었으므로 영국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영국의 핵무기를 북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듯이 영국도 북한의 핵무기를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여길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