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능화됐던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 1-2개월 후면 재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미국의 조셉 맥머너스(Joseph Macmanus)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대사는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의사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맥머너스 대사는 4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속개된 국제원자력기구 정기이사회에서 지난 4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크게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해 6자회담을 통해 불능화했던 플루토늄 생산용 5메가와트 흑연감속로 등 영변 핵시설을 재정비, 재가동하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몹시 우려스럽다는 설명입니다. (The United States views with serious concern the DPRK's April 2 announcement of its intention to "readjust and restart" its nuclear facilities at Yongbyon including the uranium enrichment plant, and the 5MW plutonium production reactor disabled pursuant to Six-Party agreements.)
맥머너스 대사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은 6자회담 공동성명과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역행하는 조치라면서 비확산체제, 또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북한의 위협에 맞서 국제사회가 단합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맥머너스 대사는 또 미국 대북정책의 최대 초점은 평화적 방법으로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룩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결코 북한을 핵무기 국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he paramount focus of U.S. policy with regard to the DPRK remains the verifiabl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peaceful manner. We will not accept North Korea as a nuclear-armed state.)
그러면서 미국은 2005년 9.19공동성명을 이행할 신뢰할만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도발행위를 삼가고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할 책임(onus)은 북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머너스 대사는 이어 북한이 단순히 대화의 장으로 복귀한다고 해서 보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행동을 보고 북한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당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위기를 조장하고 그를 통해 양보를 끌어내는 시기는 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15개 이사국과 5개 비이사국 등 20개국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의 조현 주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도 이날 발언에 나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했고 최근 북한의 도발적 언사들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중국 측 대표는 대화와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고 쿠바 측 대표는 기존 핵보유국도 군축노력이 필요하며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3일 개막된 정기이사회에서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상황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 저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와 국제원자력기구 총회, 이사회 관련 결의를 전면 이행할 것을 거듭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을 전면 준수하고, 국제원자력기구에 즉각 협조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는 지난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 중 하나인 5메가와트급 원자로 재가동에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원자로가 앞으로 1~2개월 정도면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늦어도 1년 안에는 시험가동 기간을 거쳐 완전히 가동될 수 있고 그럴 경우 핵무기의 연료인 플루토늄을 연간 6킬로그램 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