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과 관련해 핵 폐기와 전쟁, 양자택일 대신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대북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하는 등 외교적 해결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미 의회 중진 상원의원이 밝혔습니다. 또 핵 폐기에 앞서 핵과 미사일 개발과 실험 중단을 골자로 한 북한과 신뢰쌓기용 중간단계 합의 역시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전쟁에서 이길 준비는 돼 있어야겠지만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한다고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미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말했습니다.
3일 미 상원에 따르면 리드 의원은 지난 30일 속개된 본회의에서 ‘북한이 국가안보에 가하고 있는 위협과 외교의 중요성’ 제목의 발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잭 리드 : 북한 문제에 대해 반드시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리드 의원은 1시간 가까이(43분) 계속된 당시 연설에서 북한과 전쟁은 이기더라도 이기는 상황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걸 막기위해 북한을 공격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로 반격할 가능성을 급격히 높이게 된다는 겁니다.
그는 한국에 살고 있는 미국 시민 25만 명을 대피시킬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잭 리드 : 미국은 이런 대규모 비전투요원 소개작전(NEO)을 실행해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미국 시민들은 전쟁 발발 1주일 동안 대피하지 못해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할 겁니다, 한국인 희생자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리드 의원은 따라서 미국이 대북 군사적 능력 강화와 더불어 외교적 역량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북 외교적 압박을 높여야 할 때라며 모든 국가에 북한과 외교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등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RFA, 자유아시아방송 등 대북 정보유입을 위한 예산을 늘려 주민들이 북한 정권의 실상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리드 의원은 특히 핵 폐기에 앞서 북한과 핵∙미사일 개발 동결을 위한 중간단계 합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잭 리드: 핵 폐기에 좀 모자란, 핵과 미사일 개발∙시험을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동결하는 합의를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 폐기를 위한 동력을 쌓기 위해 수개월-수년간 신뢰쌓기용 중간 합의가 아마 필요할 겁니다.
이어 북한과 핵폐기가 아니면 전쟁이라는 양자택일식 선택 대신 상황을 관리하면서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봉쇄와 억제하는 외교적 대안 역시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로 미국의 대북 군사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드 의원의 이번 본회의 발언은 대북 선제공격 금지 법안이 잇따라 미 의회에 발의되는 등 한반도에서 또 전쟁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