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지난 8월부터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북한은 이를 통해 핵능력 강화는 물론 향후 협상력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저명한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지난 17일 핵과학자회보(BAS) 기고문에서 북한의 5메가와트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북핵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협상 목표이어야 하지만 북한의 이번 원자로 재가동으로 그 목표 달성은 더 요원해졌고 북한의 협상력과 몸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용이 더 들고 논란도 커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재가동하기 시작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사용후 핵연료봉’ 8천개를 재처리하면 향후 3년간 10-12킬로그램의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원자로 가동을 지속하면서 재처리 과정을 반복한다면 이는 북한이 해마다 핵무기 한 개 정도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5메가와트 원자로 외에도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의 용도를 바꿔 매년 10-15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고 또 더 곤란한 것은 북한이 1994년 완공하려다 ‘제네바 합의’로 중단한 50메가와트 원자로 복제판을 다시 건설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50메가와트 원자로를 다시 건설할 수 있는 기술과 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 원자로를 통해 플루토늄을 생산한다면 이는 북핵 국면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최근 한국 측에서도 북한의 핵 능력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윤희 신임 합참의장도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갖췄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윤희 합참의장 : 상당부분 소형화를 포함해서 핵 능력을 가졌다라고 저희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지난 15일 북한 핵능력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기술적으로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