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도입, 한·미 간 이뤄진 합의 없어”

지난 2011년 한국을 찾은 미국 7함대 소속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인 미시간호(SSGN 727)가 해군 부산기지에 정박하고 있다. 길이 170.6m에 배수량 1만8천t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인 미시간호는 1천600㎞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요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기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한국을 찾은 미국 7함대 소속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인 미시간호(SSGN 727)가 해군 부산기지에 정박하고 있다. 길이 170.6m에 배수량 1만8천t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인 미시간호는 1천600㎞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요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기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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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핵 위협이 고조되자 한국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와 관련해 한·미 간 이뤄진 합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청와대가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대해 한·미 당국 차원의 어떠한 합의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20일 밝혔습니다. “한·미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한국의 한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 표명입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실무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것을 의제로 다룰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핵추진 잠수함이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전력이라는 입장은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군의 방어 능력 향상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전력은 핵 잠수함”이라는 점은 정부 내부적으로도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핵 잠수함이 해상 어디엔가 있다는 것은 최선의 방어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군의 독자 전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핵추진 잠수함을 한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에도 “핵잠수함 보유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달 한국의 한 방송 매체에 출연해 “핵 잠수함 도입을 검토할 때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송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뿐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뛰어난 원자력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2~3년 안에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