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내년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목표로 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이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의 올리 하이노넨 선임고문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은 북핵 협상에 있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제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 제가 보기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이) 너무 많이 와 버렸습니다. 이미 수 년 전에 해결했어야 하는데, 전략적 인내 정책이 소용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이젠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되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미국 국방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 배치 시기를 2020년에서 내년으로 단축해 추정하게 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평화협정 등 북핵 협상에 시급히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핵심인 대기권재진입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는 공개된 바 없지만, 북한이 다른 불량국가의 과학자나 첩보활동을 통해 미사일과 핵탄두 기술을 획득했다면 시작점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은 핵탄두는 아니지만 재래식탄두를 중거리 미사일 등에 탑재해 재진입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기술을 예상보다 더 빨리 획득할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공중으로 쏘아 올리지 않고도 높은 열과 압력을 견디는 모의실험을 통해 재진입에 필요한 핵심 기술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이미 갖고 있을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그러면서 분명히 확인 가능한 단계적 목표(verifiable milestones)를 정하고 핵과 미사일 뿐 아니라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협상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핵과 미사일 시험의 잠정중단부터 시작해 북한 경제 구조의 현대화와 장기적 안정을 위해 산업기반시설의 지원도 협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담당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미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이스 국장 : 북한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 탑재 가능한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이르면 내년에 북한이 시험 단계를 완료하고 6기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조하고 실전 배치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죠.
루이스 국장은 북한처럼 5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하고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된 핵탄두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더구나 북한이 공개한 바 있는 핵탄두 모형은 규격이나 설계에서 중국이 파키스탄 등에 넘긴 소형 핵탄두와 유사하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번 주 이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다면 재진입 기술 시험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지상에서 재진입 시험을 한 것으로 본다며 이번에 재진입에 성공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