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북미국장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일부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국무부 측은 북한이 핵 협상에 나설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다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24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미국도 북한과 협상이 가능하길 원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we’re not there yet)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있고 전혀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안돼 있다는 것입니다.
노어트 대변인 : 북한은 계속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게다가 핵실험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마주앉아 대화하는 것에 진정성이 없다(not serious)는 것을 말해줍니다.
노어트 대변인은 거듭 북한 측이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의 입장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북미국장은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일단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핵 보유국으로서의 북한과 공존을 택한다면 출구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최 국장은 당시 한국 JTBC 방송 등 일부 매체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협상에는 전혀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최선희 국장 : 조선반도 비핵화, 우리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목표로 하는 그런 회담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이런 입장을 명백히 했고… 우리에게 최대의 압박을 가해서 우리가 핵을 놓도록 강요하겠다는 그런 취지의 대화엔 우리가 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상황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국가들 사이에 평등한 입장에서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최 국장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국무부 대변인실은 24일에도 최 국장의 북한 핵지위 인정 요구 발언에 대해 절대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지난 20일과 동일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We will never accept a nuclear-armed North Korea.)
국무부의 노엘 클레이(Noel Clay) 대변인은 이날 최선희 국장이 출구를 언급하며 대화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한 반응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북한은 핵무기 포기 혹은 빈곤과 고립 중 양자택일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편입될 수 있지만 북한 정권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경우 계속 북한 주민들은 빈곤 속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The DPRK has a choice, give up its nuclear weapons and join the community of nations, or the regime will continue to condemn its people to poverty and isolation.)
그러면서 클레이 대변인은 북한 정권이 (핵개발 고집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경로를 바꿔 신뢰할 만한 협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거듭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