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들베리 국제연구소의 안드레아 버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개발 진전을 위해 외국기술이나 부품 지원에 의존해야만 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미들베리국제연구소(Middlebu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소속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안드레아 버거(Andrea Berger)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개발의 급속한 진전속도로 볼 때 강력한 대북 제재 만으로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버거 선임연구원은 또 유엔의 잇따른 대북 제재에 북한은 핵개발에 필요한 기술이나 부품 제조를 어느 정도 국산화했다고 13일 영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북핵 관련 청문회에서 주장했습니다.
버거 선임연구원 :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진전 혹은 유지를 위해 외국으로부터 부품이나 기술에 의존해야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북한은 핵개발에 있어 여러 부분을 국산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북한이 뇌물을 주고 외국에서 핵 기술이나 무기 제조 기술을 몰래 빼돌려 복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국 핵 기술을 획득했지만 이란 이외에 다른 국가나 군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고 버거 선임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한 이란인 4명을 지난해 1월 제재 목록에 올렸다는 것입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IISS)의 매튜 코티(Matthew Cottee) 연구원은 동유럽의 북한 외교관들이 미사일 정보를 입수하려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코티 연구원 :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외부 지원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란이 핵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감시를 받고 있으면서 북한과의 핵협력을 계속 유지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을 지 의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북한의 핵확산 위협과 관련한 질문에 버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불법 판매하기에 앞서 비용의 효율성(cost benefit calculations)을 먼저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거 선임연구원 : 핵 확산은 가장 심각한 국제법 위반입니다. 북한이 외화부족에 시달리고 있더라도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가격만 맞으면 핵무기를 이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버거 선임연구원은 대북 경제 제재 만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넘어섰지만 중국의 유엔 대북 제재 이행 강화로 김정은 정권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도 중국이 제재 이행을 강화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영국 케임브릿지 대학의 존 닐슨 라이트(John Nilsson-Wright) 박사는 최근 중국 베이징대학 정치학 교수가 East Asia Forum에 처음으로 중국과 미국, 한국이 공동으로 북한의 긴급사태에 대비(contingency plan)해야 한다는 글을 기고했다며 중국의 변화에 주목했습니다.